영화

말레피센트1, 숲의 수호자이자 인간의 아기를 키운 어느 마녀의 이야기

토담럽럽 2023. 11. 4. 02:30

말레피센트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 나오는 저주를 건 마녀입니다. 단지 공주의 탄생을 축하하는 자리에 초대를 못 받았다 하여 저주를 걸었던 마녀로 나오는 말레피센트가 아니라, 순수한 숲의 수호자이자 배신을 당한 인간의 아이를 키우는 모성애 가득한 캐릭터로 각색을 했습니다. 이 창의적인 각색은 관객들의 호응을 받으며 속편을 제작하게 한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진실한 사랑은 남녀 간의 이성의 사랑만이 아닌, 엄마가 아이를 사랑하고 아끼는 모성애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따뜻한 영화, 말레피센트입니다. 

 

 

말레피센트1 포스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다.
말레피센트1 포스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다.

 

 

오로라를 잠들게 만든 마녀 말레피센트는 사실 숲을 수호하는 수호자이다

여기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게 저주를 건 마녀가 있습니다. 사악하기로 소문난 마녀는 까마귀를 종으로 부리고 검은 커다란 검은 날개를 휘적거리며 요정의 숲 경계를 넘어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의 탄생과 어린 시절을 알지 못하는 무지한 인간들은 그녀를 처치하기만을 원합니다. 요정이 쇠에 상처를 입듯 말리피센트도 쇠에 약합니다. 인간을 신뢰하여 사랑을 건네줬던 그 옛날, 그 인간은 말레피센트의 친절하고도 다정한 감정을 이용해 그녀의 깃털을 앗아갑니다. 잔혹하게도 앗아간 방법은 쇠붙이를 이용해 깃털을 태우는 방식이었고, 이렇게 빼앗은 깃털을 인간의 왕에게 가져다가 바칩니다. 신의를 저버리고 욕심을 가득한 선택을 한  인간, 그가 바로 스테판이며, 말레피센트가 유일하게 마음을 허락했던 인간이었습니다. 어릴 적 행복하고도 소중한 추억을 함께 만들던 그들은 스테판이 성장하면서 바깥세상에 욕심을 버리지 못한 채 왕위를 욕심내게 되면서 비극이 시작되었습니다. 왕이 요정왕국인 무어스를 억압하고 자신들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매번 공격을 했지만, 힘 있는 마녀이자 용감한 수호자인 말레피센트에게 늘 패배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결코 무어스를 포기할 수 없었던 왕은 말레피센트를 처치하는 자에게 자신의 딸인 공주와의 결혼을 허락하겠다는 선포를 하게 됩니다. 이제 스테판은 권력에 눈이 멀어 말레피센트의 선한 마음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 행복한 시간을 함께 보냈던 스테판이 다시 되돌아왔을 거라 생각한 말레피센트는 다시 되돌아온 그를 반갑게 받아들여 줍니다. 그리고 스테판은 말레피센트에게 약을 먹여 재운 뒤, 날개를 가져가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스테판도 말레피센트를 차마 해치울 수는 없었기에, 날개만을 가져가 왕에게 거짓을 고해 결국 공주와의 결혼에 성공합니다. 그는 몇 년 뒤 인간들의 왕이 됩니다. 그리고 그의 딸 오로라에게 말레피센트가 결코 풀 수 없는 저주를 걸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말레피센트는 모든 이들이 오로라를 사랑하나, 스무 살이 되는 해 바늘에 찔려 깊은 잠에 들게 될 거라는 저주를 겁니다. 왕은 후회하여 용서를 빌지만 말레피센트는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터전인 요정의 왕국을 수호했던 것뿐인데 인간에게 배신당해 날개까지 빼앗긴 억울함은 관객의 공감을 받기 충분했습니다. 그렇기에 마녀로 알려져 있었으나, 카리스마 넘치는 수호신으로 새롭게 각색된 말레피센트의 캐릭터는 수년이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특히 메이크업을 따라 하는 동영상은 여전히 인기리에 송출되고 있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라 모녀의 사랑에 있었다. 

대게의 동화 속 주인공들은 이야기가 끝나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결말을 맺습니다. 그리고 동화를 본 사람들은 의례 그렇듯 그들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 거라 추측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들은 남자와 여자, 이성 간의 사랑으로 가족의 사랑이나 동물 또는 특별한 존재와의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 주제인 동화는 많지 않습니다. 더욱이 마녀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외모부터 상당히 비호감으로 그려집니다. 늙고 추악하며 악행을 일삼고 자신보다 어리거나 약해도 동정심이 없기에 괴롭히는 못된 모습이 그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빌런인 마녀를 창의적으로 해석한 말레피센트는 과하게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차갑지 않고 따뜻하며, 행동은 담백합니다. 냉철하지만 냉정하지 않고, 다정하지만 친절하진 않습니다. 아름답지만 무서우며, 강압적이지 않지만 꼼짝 못 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를 마녀라는 틀 안에 두고 보기에는 상당히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숲 속의 수호자이자 마녀인 말레피센트는 오로라가 세 요정들에게 맡겨지자 걱정 반 , 호기심 반으로 찾아가서 답답한 모습만을 보게 됩니다. 인간 아기를 키워본 경험이 없었던 세 요정은 그저 그들이 아는 지식 안에서 오로라를 보살핍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먹지 못한 오로라는 울기만 하고, 요정은 발을 동동 굴립니다. 그렇게 배고파하는 오로라와 제대로 아기를 보살피지 못하는 세 요정의 눈을 피해 말레피센트는 동그랗고 희며, 자신을 보고도 놀라지 않는 아기 오로라를 키웁니다. 배가 고프면 밥을 주고, 심심해하면 놀아주며, 그런 그녀의 뒤를 따르는 오로라를 보면서 싫은 내색을 하면서도 내심 아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오로라가 자라고 결국 저주는 코 앞에 닥쳐왔습니다. 자신이 걸었던 저주이기에 말레피센트는 저주를 풀 수 있을 거라 장담했지만 그 누구도 풀 수 없다고 명명하였기에, 본인도 풀 수 없음을 알게 됩니다. 많은 방법을 찾아보고 해결하려고 하였으나, 가까스로 찾아낸 왕자와의 키스에도 소용이 없는 것을 보게 되자 말레피센트는 절망하게 됩니다. 오로라는 길러준 어머니나 다름없는 말레피센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눈을 감습니다. 말레피센트는 딸이나 다름없는 사랑하는 오로라를 바라보며 슬픔을 삼킨 채 이마에 키스를 하게 됩니다. 그러자 진실의 사랑이 활짝 꽃이 피듯 태어나면서, 말레피센트의 이마 키스를 받은 오로라가 눈을 뜨게 들입니다. 피는 섞이지 않았으나, 가족이나 다름없는 그 둘을 보면, 진실되고 진정한 사랑이 꼭 연인관계가 아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이성의 사랑만이 사랑이 아니고, 우리 주변에 있는 관심을 가져주고, 희생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뒷바라지를 해주시는 부모님의 애정과 보살핌이 진정한 사랑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꼭 남자의 키스가 아니라,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에 눈을 뜨고 저주가 풀리는 오로라공주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평론가과 관객들 사이의 평가는 판이하게 갈라지다 

저는 말레피센트를 반복적으로 시청할 만큼 즐겁게 감상한 작품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의 위키드가 그렇듯 새롭게 각색한 말레피센트의 모습은 사랑스럽기 그지없었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밝은 모습을 지니지도 않았고, 악랄한 행동을 일삼지도 않았습니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는 억지로 잠이 든 공주에게 얼굴도 모르는 왕자가 키스를 하여 잠에서 깨어난다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불편했는데, 그런 요소가 하나도 없고 마녀 이야기와 모성애가 완벽하게 아우러져 영화를 보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특히 진정한 사랑 따위는 없다고 믿어서 오직 진정한 사랑의 키스만이 공주를 깨울 수 있을 거라며 저주를 걸었던 말레피센트가 이후 딸처럼 사랑하게 된 오로라의 저주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자기가 직접 걸었던 저주를 풀기 위해 간절하게 싸우지만 결국 풀리지 않아 절망하는 장면은 눈시울을 붉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닌 다른 형태의 사랑도 충분히 진정한 사랑일 수 있고, 결국 저주가 풀리는 것에 감동스러웠습니다. 영화는 말레피센트를 단순한 악도 순진한 선으로도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순수한 어린아이처럼 표현을 한 점도 인상 깊은 점 중에 하나였습니다. 아이들은 늘 어른들로부터 상처를 받게 되는데, 이런 무지하고도 냉랭한 어른이 인간 같았기 때문입니다. 욕심만 많은 어른과 같은 인간들에게 상처 입는 순수한 말레피센트의 구도는 원작에서 벗어난 손색없는 새로운 창작물로 느껴지게 했습니다. 이렇듯 관객들에게는 호응을 많이 얻었고 로튼토마토 지수도 77%로 신선한토마토로 평가 되었습니다만, 평론가들은 혹평을 했습니다. 로튼 토마토 50%로 썩은 토마토를 받았다고 하네요. 평론가들은 클리셰를 벗어나지 못한 전형적인 가족 영화로 평가했고, 절대적인 권력과 힘을 가진 말레피센트가 굳이 왕의 사랑을 필요로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도 합니다.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이 되긴 했지만, 마녀의 틀 안에 있었던 전형적인 캐릭터를 순수한 어린이면서도 사랑스러운 딸을 가진 부모로서의 역할도 해내는 말레피센트를 보면서 후한 점수를 주고 말았습니다. 속편인 2편도 즐겁게 감상했지만, 역시 저는 1편이 더 좋았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다정한 마녀의 이야기, 말레피센트였습니다.